대웅은 2007년도부터 ‘Open Collaboration’이라는 자체 명칭으로 유사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해왔으며 2013년도를 전후하여 보다 명확하게 자사에 특화시킨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진행해왔다. 대웅의 2019년도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의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한다.
(1) 글로벌화, 기술융합(JV)
(2) 대웅-학/연/산/병 협력 모델
(3) 유망 기업 인수
(4) 스핀아웃, 라이센스인 기반의 NRDO(리서치 단계 없이 디벨롭만 함)
여기에서는 대웅이 각 유형별로 진행했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각 유형과 사례를 보면 대웅이 성장동력 가능성 있는 영역에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어떤 선택과 시행착오, 성공을 거두었는지 알 수 있다.
(1) 글로벌화, 기술융합(JV)
- 글로벌화 : 인도네시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 높이고 인도네시아 리버스 이노베이션까지
대웅은 2008년부터 인도네시아(인구수 세계 4위, 2.6억 명)에 진출하였으나 사업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포기했다가 다시 나갔다가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당시 대웅은 인도네시아를 가르쳐서 자사의 기술을 확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4~5년 동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겸손해질 수 있었다. 대웅은 자신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화되어야 하고 그러면서 자신들의 마음과 그들의 마음이 일치되어야 대웅이 가진 것을 조금씩 그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정도를 할 수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대웅은 2011~2013년 동안 현지화 전략을 새롭게 정립했고 2013년부터 3년 동안 노력하여 인도네시아의 ‘인피온’(인도네시아 2위 제약기업의 자회사. 주사제 라인을 갖고 있음)과 어렵게 조인트벤처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했다. 그리고나서야 대웅은 자사가 2000년부터 갖고 있었지만 인도네시아에는 없었고 그들이 필요로 했던 바이오의약품 기술을 조금씩 펼치기 시작했다. 케미컬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고가라 인도네시아에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는데 대웅인피온은 한국 기술과 인도네시아 시스템이 합일치되어 인도네시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바이오의약품을 전개할 수 있었다. 결국 대웅인피온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만드는 바이오의약품의 레귤레이션까지도 주도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바이오의약품의 저변확대를 위해 연구기관이나 대학과 파트너가 되었고 인도네시아의 1위 대학인 University of Indonesia에 대웅의 순수 개발연구소를 설립하여 인도네시아의 바이오 교육 지원, 바이오 기술개발 지원, 생산 설비 설립, 사업화까지 더 나아가 관련 법령 제정까지 대웅이 다소 관여하고 있다.
대웅인피온은 마침내 ‘에포디온’이라는 단백질의약품(EPO 치료제)을 만들어내고 6개월만에 인도네시아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의 의약품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 역으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리버스 이노베이션도 성공시켜 이제는 바이오의약품의 원제는 인도네시아에서 만들고 완제는 한국에서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파트너사, 인도네시아의 주변 기관, 그리고 대웅까지 윈-윈-윈하는 좋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대웅은 인도네시아 2위 제약기업의 자회사인 인피온과 조인트벤처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하여 인도네시아의 바이오의약품 관련 업계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함께 만든 단백질의약품인 에포디온은 6개월만에 인도네시아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했다
- Luphere Depot(기술융합) : 대웅의 상업화 공정 역량과 펩트론의 원 기술이 만남
‘Depot’은 약품을 싸서 몸 속에 넣으면 천천히 밖으로 나가서 약효 성분이 오래 유지되도록 하는 특별한 제형을 말한다. Depot 연구는 하이테크놀러지에 속한다. 대웅은 제약 제조 관련해서 다른 어떤 회사보다 잘 하는 편이고 Depot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핵심 기술은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부에 핵심 기술이 없었던 것이다. Depot은 핵심 기술이 제품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다. 생산 기술은 생산 기술이고 원 기술은 원 기술이라 이 2개가 모두 성립되지 않으면 상업화로 연결될 수 없다. 대웅은 상업화 공정 개발에 대한 핵심 역량, 즉 개발 역량(임상, 개발, 허가)과 판매영업력이 있었다.
그러던 중 Depot 제형을 성공시킬 수 있는 펩타이드 기술, Depot 제형을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 ‘펩트론’을 만났다. 펩트론은 대웅이 가진 공정 개발 기술이 필요했고 대웅은 Depot 제형 원 기술이 필요했다. 두 회사는 처음에는 상호 큰 이익을 바라지 않고 2개 기술을 합치기로 했고, 그 과정 속에서 Luphere라는 항암 Depot 제형을 만들어냈다. 처음부터 서로 욕심을 부렸다면 2개 기술을 합치는 과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Luphere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펩트론은 대웅과 함께 하여 Luphere를 매출 1위로 만든 후 기업 가치가 급격히 높아졌고 2015년 7월 기업 상장을 이뤘다.
- 기술/플랫폼 융합 조인트벤처(기술융합) : 기술융합 조인트벤처를 설립하여 시너지 이펙트를 극대화
대웅이 2013부터 차세대 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 ‘줄기세포’다. 아직은 개발 단계이지만 줄기세포를 기존의 다른 제약사와는 차별화되게 개발하고 있고 2023년쯤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줄기세포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세포다. 우리 몸의 세포는 유전 정보가 모두 같으나 어떤 세포는 눈이 되고 어떤 세포는 머리카락이 되고 하는 이유는 줄기세포 안에 있는 해당 인자가 발현되기 때문이다. 즉 줄기세포는 무엇이 될지 아직 운명지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그래서 약으로 쓸 수 있는 좋은 성분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여기에 변형을 가할 수 있다면 더 좋은 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유전자를 변형하여 적용하기에는 인자 발현 전의 줄기세포로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문제가 되는데 대웅의 줄기세포는 그 시간이 길어 충분히 좋은 성분을 담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유전자 가위 기법으로 특정한 염색체 위치에 좋은 성분을 넣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의 역량까지 합쳐서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하고 있다.
대웅은 이런 기술들을 자사 내에 흡수하기보다 새로운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시너지 이펙트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2) 대웅-학/연/산/병 협력 모델
- 줄기세포 : 좋은 기술을 발굴하여 과감히 라이센스인
앞서 언급한 대웅의 줄기세포는 대웅이 처음부터 개발한 게 아니라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개발하던 것을 발굴하여 과감히 라이센스인한 것이다. 대학에는 대학 성장에 도움이 되는 대가를 지불하고 또 향후 이 사업이 발전하여 수익이 창출되면 그 수익이 지속적으로 대학의 기술개발에 투자되어 발전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어냈다.
원 개발을 한 서울대 의과대와 협력하고 있고 줄기세포 개발을 선행한 ‘강스템바이오’라는 바이오벤처와도 서로의 노하우와 기술을 모두 공개하면서 협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버드대학과 콜럼비아대학에서 스핀아웃된 회사의 기술도 얹어 좀 더 나은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좋은 기술을 발굴하여 과감히 라이센스인하여 그 기술들이 계속 플랫폼을 중심으로 얹어지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 헬스케어 AI :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 관계사의 좋은 점만 접목시킬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대웅은 ‘개인 보유 건강 정보 시대의 데이터 생태계 구축 및 데이터 제공자’라는 비젼을 갖고 있다. 그 비젼을 담아내기 위해 신약 개발 및 정밀 치료에 집중하는 ‘대웅 인공지능 사업부’를 만들었고 의료 정보 데이터 생태계 구축 및 사업화에 집중하기 위해 2018년 ‘대웅-네이버 조인트벤처’를 만들었다. 네이버가 가진 빅데이터, 연산기법, 대웅이 가진 의학정보, 의학기법, 각종 정보를 이용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에이지’는 대웅의 관계사로서 유전체/복약/검진 등 굉장히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대웅은 헬스케어 AI에 대한 비젼을 위해 이처럼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 관계사로부터 좋은 점만 접목시킬 수 있게 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태동 단계이지만 이러한 협력은 향후 대웅의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을 이끌어나가고 성장시켜나갈 것이라고 한다.
- Co-development : 좋은 역량의 바이오테크 회사의 네트워크에 합류하여 윈-윈
브릿지바이오는 R&D와 임상을 주로 하는 작은 바이오테크 회사로서 자사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매우 다양한 곳들과 협업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대웅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2018년 12월 브릿지바이오의 1호 제품인 BBT-401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하여 개발에도 참여하고 향후 실제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게 되면 대웅이 완제 생산판매, 글로벌 허가 등을 모두 담당하게도 된다. 좋은 역량의 바이오테크 회사가 가진 네트워크에 대웅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윈-윈이 되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3) 유망 기업 인수
- 한올바이오파마 : 공동 경영/연구를 통한 기술 수출 파트너
대웅은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 1호를 갖고 있던 회사였다. 상피 세포의 성장을 도와주는 의약품으로서 단백질 그 자체를 분자배합하는 바이오의약품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2001년 바이오의약품이 점차 항체로 옮겨갔다. 이런 외부 영향으로 인해 대웅 연구소도 성장 인자를 만들다가 항체의약품으로 바꾸고자 노력했으나 연구결과물을 끝내 내지 못했다.
1호 바이오의약품을 만들어냈다는 자신감에 바이오의약품을 또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항체의약품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엄청나게 많은 인풋이 들어갔지만 아웃풋은 나오지 못했다. 너무 무리했다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던 중 대웅은 ‘한올바이오파마’라는 아주 작은 회사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처럼 바이오시밀러에 뛰어든 게 아니라 겁도 없이 항체를 갖고 신약을 하겠다는 회사였다. 대웅은 그간 뼈져린 경험을 통해 그 분야가 너무나 갈길이 멀고 인풋이 많아야 함을 알고 있었으므로, 앞단에서 용기와 실력을 갖고 도전 중인 한올바이오파마에게 닥쳐올 현실도, 나아가 한올바이오파마 혼자서는 좌절할 수밖에 없을 미래도 손에 잡히는 듯 보였다. 대웅은 같은 분야에서 실패 경험만 갖고 있는 자신들에게 한올바이오파마의 에셋이 주어진다면 성공시킬 자신이 있었다. 유종상 센터장은 “대웅은 실패를 통해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은 있었지만 내용물이 없었고, 한올바이오파마는 내용물은 있는데 미래에 실패할 게 뻔한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회사가 만나면 될 것이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대웅은 오랫동안 한올바이오파마를 설득했고 2016년 대웅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여 양사는 한 가족이 되었다.
그 후는 대웅의 예측대로였다. 양사는 공동경영 및 연구를 통해 2018년 미국 로이반트에 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했고 이어서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도 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주식은 10배 이상 올라 있는 상태다.
한올바이오파마가 갖고 있던 항체의약품 개발에 대한 용기와 앞단의 능력, 대웅이 실패를 거듭하며 쌓아놓은 항체의약품 성공전략이 있었기 때문에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놀라운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
(4) 스핀아웃, 라이센스인 기반의 NRDO(리서치 단계 없이 디벨롭만 함)
- 스핀아웃 모델 : 대웅 출신 창업자의 바이오벤처와 기술융합
대웅에 근무하던 연구소장이 사내에서 좋은 개발 에셋을 많이 만들어냈지만 회사 안에서는 그 좋은 에셋도 One of Them이 되고 말 것임이 분명하다고 봤고 외부에서 자본을 수혈 받아 개발을 가속화하면 어떨지 고민했다. 그는 회사와 거래를 했고 회사는 연구소장 및 그가 구성한 팀의 역량이라면 에셋의 개발을 빠르게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회사의 도움을 받아 연구소장은 그의 팀과 함께 스핀아웃을 했고(회사명은 대웅테라퓨틱스로 대웅이 지분투자하여 공동설립) 대웅은 해당 에셋은 물론이고 그밖에 대웅이 갖고 있는 각종 제형 개발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대웅은 이 바이오벤처를 통해 DDS 플랫폼 강화 및 내부 의약품과의 시너지 창출(주력 제품 제형 개발, 차별화된 의약품 개발, 개량 신약 개발)을 하고 있는데, 2021년쯤 좋은 결과물을 대외적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한다.
- 라이센스인 기반의 NRDO : 글로벌 최고 기관과의 협업
좋은 기술이라 가져오고 싶지만 담아내기 버거운 기술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버겁다는 건 개발을 못한다기보다 대웅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상대에게 제시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약하다는 의미다. 그런 때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환경 속에서 가속시켜 새로운 의약품이 나오도록 하는 일에 대웅은 나서고 있다.
해외 대학에서 만들어진 기술(펩타이드 백신)을 라이센스인하여 그 기술을 바탕으로 그 기관이 있는 나라에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를 가장 잘 발전시킬 수 있도록 팀을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파이낸스쪽으로도 도움을 준다. 이처럼 대웅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의 협력 모델도 조금씩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