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x는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에 대비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력, 지능형 클라우드 기반의 글로벌 디지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 가령 공급망 내 모든 데이터의 실시간 수집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FedEx Surround'를 선보였다. 점점 더 예측이 힘들어지는 기업 환경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또 한 가지 FedEx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기존 시스템의 효율성 향상이나 개선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수혈 받기 위한 이유가 크다.
물류 관련 대기업인 FedEx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EPIcenter Logistics Innovation Accelerator’의 스폰서가 되어 물류 영역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FedEx 본사가 있고 물류 사업자가 밀집해 있는 테네시주 멤피스에 참가 스타트업을 불려들여 실시한다. 지역 생태계를 구축하고 자사 사업의 이노베이션 창출을 목표로 하는 FedEx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활용에 대해 살펴보자.
참고로 FedEx의 거점이자 물류 기업이 집중해 있는 도시 멤피스는 미시시피강에 면해 있는 항만도시로 발전해왔다. 또 세계 1, 2를 다투는 화물을 다루는 멤피스 국제공항이 있어 미국 수륙공(水陸空) 물류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FedEx를 비롯한 물류 기업들이 멤피스에 밀집해 있다.
멤피스에서 이노베이션 창출과 지역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기관 ‘EPIcenter’
EPIcenter는 멤피스의 100명 넘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가입해 있는 대기업, 투자가, 기업가, 멘토를 연결하고 멤피스 지역에서의 이노베이션 창출을 목표로 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비영리조직이다.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운영, 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소개, 멘토링, 자금조달 상담,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등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멤피스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자 할 때 자금조달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 상담을 할 수 있는 조직이다.
EPIcenter는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멤피스 지역에 2024년까지 1,000명의 창업가, 500개사의 기업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PIcenter는 식품과 의료 영역 등에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물류 영역의 ‘EPIcenter Logistics Innovation Accelerator’는 FedEx에게 자금 제공이나 다양한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FedEx는 지역 생태계 구축으로 이노베이션 창출
FedEx는 직접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식을 취하지 않고, 멤피스 물류 산업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EPIcenter 주최의 ‘EPIcenter Logistics Innovation Accelerator’를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멤피스 지역 물류 산업의 이노베이션 창출을 활성화하는 지역 생태계 구축이라는 대의명분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FedEx의 사업 강화로 연결되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협업 및 출자를 목표로 한다. FedEx는 스폰서로서 자금 제공과 함께 물류 업계의 전문가로서 멘토 역할도 담당하여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모집 대상이 되는 테마는 물류 영역을 중심으로 총 7가지 분야로 폭넓게 설정되어 있다. (1)Fiest-Mile/Last-Mile Delivery, (2)Data-Driven Supply Chain Management and Predictive Analytics, (3)Internet of Things(IoT), (4)Smart Packaging, (5)Robotics, (6)Location and contextual-based services, (7)Additive Manufacturing이다.
폭넓은 물류 영역에서 최대 6개사의 스타트업이 멤피스에서 실시되는 15주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FedEx 직원의 멘토링을 받으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해나간다.
FedEx는 멘토링을 통해 FedEx의 사업 강화에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 창출을 할 수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찾고 PoC나 실증실험, 협업, 출자 등의 검토를 한다.
2016년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데모데이까지 진출한 스타트업은 다음의 3개사이다.
(1) NovoNav : 배달원은 배달의 최종 단계에서 길을 헤매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배달처까지 배달원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배달을 지원한다.
(2) iShipdit : 중소기업이 화물 트랙의 빈 작은 공간을 이용해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화물 운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3) SILQ : 기계학습으로 고객 대응 메일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유익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툴을 개발한다.
이 3개 회사는 FedEx의 물류 사업의 진화에 공헌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 향후 이들 스타트업은 FedEx와의 협업이나 출자의 가능성도 있다.
FedEx는 단독으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개최할 수도 있지만, 멤피스라는 물류 기업이 모여 있는 지역에서 생태계 구축을 중요시하여 자신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스폰서로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FedEx의 활동은 프로그램에서 직접적인 자사와의 협업처나 출자처 모색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 영역에서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가치 있는 협업이 가능한 스타트업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름길을 포기하고 먼길을 돌아간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의 활용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