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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보엔젤파트너스 &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 최영찬 대표(전편)_산업-기술-투자 생태계 연결해 期 제조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BY 관리자 2018년 10월 16일 21시 13분



선보엔젤파트너스(이하 선보엔젤)의 최영찬 대표는 부산의 중견기업인 선보공업의 2세 후계자라는 색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도 방학 때면 선보공업에서 막노동을 하며 경영에 대한 열정을 키웠고 졸업 후 2012년부터 수년간 선보공업 신사업 발굴을 담당했다. 

최 대표의 선보엔젤은 지금은 그 구성원을 중심으로 여러 중견기업이 뜻을 모아 국내 최초의 중견기업연합 VC인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이하 라이 트하우스)라는 창투사 설립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선보엔젤과 라이트하우스는 어느덧 동남권을 대표하는 액셀러레이터이자 벤처캐피탈로서 산업-기술- 투자 생태계를 글로벌하게 연결하여 제조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성과도 좋다. ICT, 바이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분야의 총 26개사에 20억 투자, 8개사에 25억 공동투자, 6개사에 42억 후속투자, 23개사에 110억 R&D, 팁스 사업 14개사, 고용 138명을 만들어내면서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최영찬 대표는 자신들의 역할을 ‘기술, 산업, 투자를 연결하여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제조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라는 것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산업 기반의 중견기업 액셀러레이터와 VC는 분명 독립 액셀러레이터나 대기업 액셀러레이터, CVC와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최 대표 역시 ‘우리는 대기업 액셀러레이터나 CVC와는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 차이가 날 것 같다’고 한다. 기존 산업을 오픈 이노베이션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선보엔젤과 라이트하우스의 최영찬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눠놨다. 

 Q 선보엔젤의 설립 배경이 궁금하다. 
 A 선보엔젤의 모기업인 선보공업은 부친께서 설립해서 30여년 간 경영하고 있는 부산의 전통적 중견제조기업이다. 조선업 및 해양플랜트업인데 흔히 얘기하는 지방의 보수적이고 올드하며 철지난 산업을 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조선업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 동안 연 30%씩 성장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만약 지금도 계속 성장하는 산업이었다면 내가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조선업이 안 좋아진 것은 위기이기도 한데 동시에 기회를 찾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타이밍이 잘 맞고 운이 좋다는 생각도 한다. 

조선업이나 해양플랜트업의 장점은 수주사업이기 때문에 5년 정도는 거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조선업이 어렵다는 건 전 국민이 아는 사실이지만 조선업에서는 이미 2010여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선보공업은 그동안 끌어모으다시피한 자금을 머지 않아 급격히 나빠지게 될 시장을 대비하여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요트, 태양광, 풍력, 해양플랜트 등 많은 분야에 투자했었고 많은 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배에 들어가는 새로운 부품에 5년 동안 100억을 투자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사업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내가 선보공업에 입사한 후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고민에 빠졌다. 지방의 중견제조기업이나 산업에 있는 기업은 왜 신사업이 잘 되지 않고 투자도 잘 되지 않을까? 조선이든 자동차든 기존 제조업은 대부분 큰 땅에 설비공장을 크게 설립하여 많은 사람을 이용하는 식의 전통적인 요소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핵심적인 (원천)기술과 그 기술을 소싱할 수 있고 투자까지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네트워크나 생태계, 그리고 그런 업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력들이 필요한 시대다. 과거에 중요했던 생산 요소들이 지금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이런 요소를 우리가 간과했음을 느꼈다. 그렇다면 기업 내부에서는 힘들고 외부로 나가서 좋은 기술이나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내부를 혁신하는 것이 더 빠르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만든 게 선보엔젤이다. 

 Q 선보엔젤 설립 후 2년여 동안의 활동과 성장이 눈부시다. 창투사인 라이트하우스 설립에 이르기까지의 소개도 부탁한다. 

그림. 선보엔젤 설립 후 히스토리 (출처 : 선보엔젤) 

 A 선보엔젤은 국내 내수나 서비스보다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는 기술 또는 언어나 문화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에서도 바로 통용되는 기술 발굴에 집중했고 동시에 관련 네트워크를 계속 만들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공동투자를 하고 UNIST(울산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 학기술원)에 사무실을 두고 상주하면서 기술을 발굴했다. 

한편 수백 명의 다른 2~3세들을 만나면서 업종에 관계없이 나와 같은 경험을 겪고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조선업이라서가 아니라, 지방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대부분의 중견중소기업이 지난 10년간 수십억을 투자해서 손해보고 신규사업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확인했다. 그런 공통의 문제를 깨닭고나니 마인드가 열린 중견중소기업들과는 함께 일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만든 것이 ‘파운더스하우스’다. 동남권최고중견기업차세대경영인연합이라고 보면 되고 처음 8개로 시작하여 지금은 30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초기기술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좀 더 빨리 중견기업과 협업하거나 M&A할 수 있거나 규모 있게 투자하는 걸 생각하다보니 ‘라이트하우스’ 창투사가 만들어졌다. 

 Q 중견기업 30개사면 꽤 많은데 기업을 모을 때 기준은 무엇이었나? 
 A 첫째, 우리는 투자를 중심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므로 ‘재무’를 우선적으로 봤다. 부채가 있거나 적자가 있으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둘째, 다양한 그룹과 협업을 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진취적인 마인드’를 가졌는지도 중요했다. 자금이 많더라도 단순 부동산에 투자한다거나 하는 건 의미 없기 때문이다. 셋째, ‘인성’도 봤다. 요즘처럼 오너 리스크가 높은 시대에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기준으로 창업주나 2/3세 후계자 같은 오너를 대상으로 기업을 모았다. 

우리가 ‘오너’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 데도 이유가 있다. 기업은 당장 매출이 나오거나 수익이 나오는 걸 보고 투자를 한다. 생산설비를 깔거나 공장을 짓는 것이다. 하지만 액셀러레이팅은 사실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가 언제까지 계속 되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전문경영인이 의사결정하기 쉽지 않다. 오너만이 고집과 시간을 갖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파운더스하우스라는 오너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속한 30개 기업은 단순히 친한 기업이 아니라 실제 펀드에 10~30억 출자를 했거나 라이트하우스 설립시 자본금 투자를 했거나 혹은 매월 있는 행사에 참여를 하는 ‘진짜 행동을 하는 기업’이다. 

 Q 선보엔젤과 라이트하우스의 성격상 다른 액셀러레이터나 CVC와는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A 기존 액셀러레이터, 여의도의 빵빵한 금융계, 강남의 풍부한 VC와 다른 점이라면 아마 다음의 4가지가 아닐까 한다. 

첫째,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산업 네트워크가 강력하다. 스타트업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그 기술만으로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그밖에 매우 많은 것이 필요하다. 나 역시 선보엔젤이 4번째, 라이트하우스가 5번째 창업인데 창업은 정말 많은 요소들이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아떨어져야 되는 것 같다. 타이밍도 잘 맞아야 하고 인력도 좋아야 하고 자금도 있어야 하고 심지어 운도 좋아야 한다. 근데 대부분 스타트업은 대표가 리더십이 좋다거나 아이템이 좋다거나 등등 한 가지가 독보적이다. 나머지는 다른 데서 채워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네트워크는 대부분 업력이 40~50년 된 기업들이라 그런 스타트업을 끌어줄 수 있다. 기술이나 아이템은 결국 산업에 가서 꽃을 피워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강력한 산업 네트워크다. 

둘째, 우수한 인력이 많다. 현재 30명 이상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사는 업의 본질 때문에 이렇게 많은 인력을 둘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트업과 공동창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진행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이 많아야 한다. 

셋째, 실제적인 글로벌 네트워크가 우수하다. 지금 글로벌 진출은 행사나 현장시찰 정도의 이벤트성에 치우치고 있는데 우리는 스타트업이 실제로 싱가폴이나 유럽에 가서 투자를 받도록 하거나 조인트벤처를 만들거나 하는 식으로 실질적인 글로벌 진출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우리 인력이 해외에 파견되어 밀착 근무를 하는 곳도 있다. 

넷째, 독립적인 펀드의 성격이다. 현재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모태펀드 등 대부분 정부 돈으로 활동을 한다. 4년 뒤 회수를 고려하다보면 기업의 내재적 잠재성이나 기술성을 보고 투자하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각 중견기업이 출자를 하고 KDB중견기업연합펀드 1호로서 우리의 목적에 맞춰서 투자할 수 있다. 

 Q 가장 눈에 띄는 차별성은 산업에 기반한다는 것일 것 같다. 
 A 그렇다. 기본적인 투자나 액셀러레이팅 형식이 그 회사 기술이나 밸류가 올라갈지를 보기보다 산업의 문제점을 풀 수 있는 기술이나 스타트업 발굴해서 풀 수 있는지를 본다. 

예를 들어 조광페인트는 70년 된 회사인데 차가 사고 나서 다시 페인팅을 할 때 초기에 나온 페인트와 색깔이 약간 달라 공업사 장인이 개인의 노하우로 색깔을 맞췄다. 그런데 그런 문제를 AI나 데이터에 기반하여 과학적으로 풀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조광페인트와 협업을 할 수 있도록 공동투자를 해서 육성 중이다. 이 시장은 조 단위로 굉장히 큰 시장이다. 

그림. 선보엔젤의 B2B 산업 네트워크 (출처 : 선보엔젤)

 Q 선보엔젤은 선보공업의 신사업 발굴 차원의 액셀러레이터로 시작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중견기업 30개사가 연합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지금은 성격이 달라졌을 것 같다. 
 A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알겠지만 범위가 커졌다. 초기에는 조선이나 해양플랜트가 많았으나 지금은 10% 정도다.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다른 중견 기업과의 협업을 고려한 발굴 작업을 많이 한다. 전략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데 주로 한 분야에서 1~2위를 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Q 2년 정도의 경험치로 봤을 때 대표님 같은 오픈 이노베이터에게는 어떤 역량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우리 슬로건은 ‘Connecting Dots’다. 스티브 잡스가 했던 유명한 말이기도 하다. 나는 오픈 이노베이터의 주요 역할은 ‘연결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스타트업만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존 기업처럼 뭔가를 생산하거나 하지도 못한다. 단지 양쪽이 필요로 하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연결한다. 그것이 커넥트이고 액셀러레이트일 것이다.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네트워크가 풍부해야 하고 스타트업에 무엇이 부족 한지 알아야 하고 기업은 무엇이 허들이 되거나 문제가 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제대로 연결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일이 쉽지 않다. 스타트업은 스타트업끼리 이해하고 투자자는 투자자끼리 친하고 기업은 기업끼리 만나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동차면 자동차, 조선이면 조선, 자신이 속한 분야끼리만 만난다. 이것을 연결시켜주는 힘이 중요하다. 

그림. 선보엔젤은 Connecting Dots을 슬로건으로 하고 오픈 이노베이터의 역량으로 연 결시키는 힘을 강조하고 있다 (출처 : 선보엔젤)

 Q ‘액셀러레이터 – 벤처캐피탈 & 동남권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 구조가 좋아 보인다.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A 선보엔젤을 설립했을 때 세운 전략이 있다. 우리는 산업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동남권(부산이나 울산 등)을 시작으로 서남권(광주나 목포 등)으로 지역을 혁신시키고자 한다. 그 후에 나아갈 곳은 싱가폴이나 유럽 등의 글로벌이다. 

글로벌 진출은 중요한 전략이다. 아무리 좋은 스타트업이라도 국내에서 연결할 수 있는 건 제조업이다. 스케일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작년에 같은 기술과 아이템이라도 해외에서는 거의 100배가 더 커질 수 있음을 깨닭았다. 진짜 부가가치를 극대화해서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생태계와 연결해야 한다.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으니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간다. 

우리는 좋은 스타트업이나 벤처 100개, 그리고 중견기업 1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면 완전히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기업은 지분 구조를 통해 계열사들을 관리해왔다. 현재 우리는 스타트업 30개, 중견기업 30개인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재벌에서는 지분 관계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뤄지던 것이, 이걸 뛰어 넘어 지분이 엮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에 의해 스스로 종횡으로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끼리도 협업이 되고 중견기업끼리도 협업이 된다. 페인트 회사와 센서 회사의 식으로, 이전에는 만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이업종끼리 자발적으로 협업을 하고 있다. 이것이 30개를 넘어 100개까지 간다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마치 재벌이 사업적 시너지를 위해 수직계열화도 하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도 짜고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런 일이 일어날 것 이다. 임계치로 보는 100개가 되면 완전히 새로운 산업 형태가 될 거라 예상을 한다.